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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정읍사'(노경식희... 전북일보
 
[책의 향기] 극작가 노경식씨 희곡집 2 '정읍사' 묶어

낮은 자들의 삶의 질곡을 끌어안다
… '소작지' '탑'등 시대·사람 조명한 작품

작성 : 2009-04-09 오후 8:14:45 / 수정 : 2009-04-09 오후 8:27:44
이화정(hereandnow81@jjan.kr)

그가 파고 들어간 길은 오롯한 외길이었다.

극작가 차범석씨는 그를 황톳길의 소 달구지로 비유했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묵묵히 갈 길 가는 모습이 극작가로서 30여편이 넘는 창작 희곡을 배출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것과 닮아 있다.

"무대 공연에 올려진 희곡이 꼭 32편 입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숫자죠. 쓸만한 작품이 몇이나 되고, 건질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고민도 들지만, 천직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희곡만 가지고는 생활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고, 출판사에서도 일했고, '전원일기'도 썼어요. 워낙에 생긴 그릇이 작고 생각이 얕아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희곡집 「정읍사 2」(연극과 인간)를 출간한 극작가 노경식씨(70)의 소회다. 누군가 경제학을 전공하고 어쩌다가 작가가 되었소라고 물을라치면 "글쎄요, 그냥 '나일론 뽕'이죠, 머."하고 멋적게 웃는 그다.

'소작지''탑''부지 1·2''하늘 보고 활쏘기''북''정읍사' 등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은 대다수가 피지배 계층이다. 북쟁이, 약초꾼, 짚신장수 등 비천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불행은 곧 사회적 상황에 의해 초래된 삶의 질곡. 구어적 대사로 풀고, 극적인 사건을 배치해 시대상황과 개인 또는 집단의 관계를 조명한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

'정읍사'는 백제가 남긴 가요를 완전히 허구화한 작품. 북장수의 집안 일가족, 어떤 연유로 헤어지게 됐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상상력으로 디테일하게 극화해 공연을 본 소설가 정광용씨가 '거짓말도 그럴듯하게 잘 했다'고 할 정도로 아주 흡족해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한국일보의 백상예술상 희곡상을 탔다.

"'딴따라'를 접할 기회가 많아 알게 모르게 내 피와 영혼 속에 하나의 어떤 접신의 경지가 마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엔 5권의 책을 한꺼번에 내놓을 요량으로 준비를 서둘렀으나, 타고난 게으름과 안이한 성정으로 3, 4년을 허송헤월 보내다 차범석 선생과 원로서예가 설봉 선생이 유명을 달리하게 됐습니다. 올해 안에 5권 완간 약속으로 저의 불민함을 탓하며, 두 어른의 명복을 빕니다."

남원 출생인 그는 경희대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철새'로 등단, 한국연극협회, 한국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및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백상예술대상' 희곡상''한국연극예술상(1983)' '서울연극제 대상(1985)''동아연극상 작품상(1989)' '대산문학상'(1999) '行願문화상'(문학부문, 2000)''동랑 유치진 연극상'(03) 등 다수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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