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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는 길]- '국제화 가능... 대전일보
 
국내 연극 국제화 가능성 확인
-- 佛語연극 <서울 가는 길> 공연 리뷰
[대전일보 2005-06-07]


제23회 전국연극제 일환으로 열린 해외 초청극단 사람 나무의 연극 ‘서울 가는 기차’는 우리나라 연극의 국제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무대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원작은 원로 극작가 노경식 선생. 80년 5월 광주를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은 1999년 대산문학상을 받았고 지난 해 프랑스어로 번역, 출간된 바 있다. 이번 공연은 프랑스 자크 르콕 연극학교 출신 신미란씨의 연출로 이뤄졌다. 외부와 철저히 봉쇄돼 10년이 넘도록 기차를 탈 수 없는 네 명의 주인공은 영국과 프랑스 출신 배우들로 구성됐다. 공연은 총 2회에 걸쳐 열렸고 작품 특유의 '진한' 광주 사투리를 어떻게 처리했는가에 관심이 모아졌다. 연출자는 이를 착안, 캐나다 퀘벡시 출신 배우에게 사투리 프랑스어를 구사하도록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이 높은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프로다운 배려가 돋보였기 때문이다. 극은 기본적으로 부분적인 관객 참여를 유도했다. 또 배우는 대사 중에 여보·미안해·똑같다 등 간단한 한국말을 의도적으로 끼워넣었다. 커튼콜은 더욱 특별한 순간이었다. 출연진 전원이 인사를 하는 대신 장삼을 두르고 나와 봉산탈춤을 추었던 것이다. 비록 외국인의 어설픈 몸짓이었지만 오히려 박수갈채를 이끌어내는 흥겨운 마무리를 유도해낼 수 있었다.

또 이 작품은 우리나라만의 특수한 역사적 사실을 어떻게 배우들이 공감하며 극화시킬 수 있었을까에 의문과 우려도 없지 않았다. 한국 현대사를 상징하는 주요 사건을 기차번호로 부각시킨 이 작품은 너무 심각하지도, 희화하지도 않은 채 적당한 긴장감을 유지해 나갔다. 원작자에게도 꽤 만족스런 공연이었고 관객들에게도 즐거운 경험이었다. 일설에 따르면 조만간 정치적 긴장도가 높은 보스니아에서도 공연될 것이라는 소문이다. 그러나 이 작품이 예상치 않은 수확은 아니다. 지극히 한국적인 배경을 가진 작품이라 하더라도 잘 짜여진 원작과 섬세한 번역의 과정을 거치면 세계인들에게 충분히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南尙賢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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