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눈
 언론보도
   일반문서
home < 평론 < 언론보도
 
 
 
노경식의 인터뷰 기사 및 언론 보도입니다.
 
 
 
'출향 전북인, 어떻게 지내십... 전북일보
 
[출향 전북인,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노경식 서울평양연극제 추진위원장
北 연극극단 초청 추진...'4·19의 한' 작품 준비중

김성중(yaksj@jjan.co.kr)
입력 : 06.12.20 21:12

수구초심(首邱初心)이라 했던가. 지방분권 시대라지만 전북을 떠나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인사들의 고향 사랑이 지극하다. 본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일하는 재경 전북인들을 찾아 그들의 근황과 계획 등을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내년이면 우리나라에 근대극이 들어온지 100년이 된다. 한국 사실주의 희곡의 태두 ‘동랑’ 유치진 선생을 잇는 2대 극작가는 지난 6월 타계한 ‘산불’의 주인공 차범석 작가였다. 노경식 작가는 그 정통성을 이어받은 3대 극작가라고 희곡계는 일컫는다.

남원 출신으로 지난 65년 ‘철새’로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극작가로 등단, 수많은 작품과 공연으로 세상을 풍미하고 있는 노경식 작가는 올해로 68세.

고향을 소재로 민초들의 삶을 그린 ‘달집’과 ‘소작지’를 비롯 동학혁명을 다룬 뮤지컬 ‘징게 맹개 너른들’과 5.18 광주에서의 국가권력의 폭력성을 고발한 ‘찬란한 슬픔’ ‘서울 가는 길’ 등으로 잘 알려진 그가 19일 서울특별시가 수상하는 연극 부문 ‘서울시 문화상’을 받았다.

“남원서 올라온 촌놈에게 서울시가 주는 상”이라며 수상 의미를 부여한 그는 “그동안 연극 쪽 장르의 상은 많이 받았지만 이번 상은 내년이면 50년이 되는 서울에서의 작가 활동에 대한 공로의 인정”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밝혔다.

사실 그의 수상 경력을 보면 국내 최고 권위의 ‘동랑 유치진 연극상’을 포함 ‘백상 예술대상’ 희곡상 3회, ‘한국희곡문학상 대상’ ‘한국연극예술상’ ‘서울연극제 대상’ 등 나열하기가 힘들 정도다. 언필칭 희곡계의 큰 어른이다.

그러나 그는 집필, 공연에만 천착하는 극작가는 아니다. 그의 삶에는 한민족의 희곡을 한데 모으고 남과 북의 연극인이 만나 큰 마당을 펼치자는 목표가 있다.

남북연극교류위원장(전), 서울평양연극제 추진위원장(현) 등 그의 이력에는 분단의 고통을 넘으려는 노력들이 그대로 묻어있다. 우리나라 인권 신장과 민주화를 위해 온몸을 던졌던 함석헌 옹이 언급했다던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라는 어구를 그가 좌우명으로 삼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그는 올 10월에 카자흐스탄 알마타와 연변의 조선족 극단을 초청해 ‘한민족 연극 100년 토론회’를 이미 열었고 내년에는 서울 연극제에 북한 극단을 초청 ‘딸에게서 온 편지’라는 혁명연극 상연을 추진하고 있다. 소통으로 장벽을 허물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그는 본업인 새로운 작품도 준비중이다. 그의 대학시절에 있었던 4.19를 소재로 한 ‘4.19의 한’이 그 것. 5.16과 군사독재로 인해 그동안 다룰 수 없었다며 얼굴을 붉혔지만 과거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는 작가의 치열한 역사의식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그런 치열함과는 달리 그의 고향 사랑은 참 애틋했다. 그는 지난 11월 남원시에 장서 3천권을 기증한 후 시립도서관 건립을 학수고대하고 있단다. 이미 소설가 오찬식, MBC의 권투해설위원 한보영 씨 등과 도서관을 채울 책 모으기를 시작했다며 미소지었다.

서울 문화상 수상을 몇시간 앞둔 노경식 작가의 시선이 잠시 남원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전글  북한희곡 첫 한국 나들이
다음글  노경식씨- '서울문화상'(연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