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가 요청했던 연극인 ... |
축하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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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의 말]
우리 시대가 요청했던 연극인 김상열
노 경 식 (극작가)
동시대의 열정적 연극인 김상열씨가 우리 연극인 곁을 떠나 저세상으로 홀연히 가버린 것이 13년 전 일이니 세월의 무상함을 아니느낄 수 없다. 김상열은 누구나 잘 알다시피 극작가요 연출가요 연극운동가로서 다른 이가 쉽게 따를 수 없는 연극예술의 만능 운동선수인 셈. 그런 그가 불과 60 갑년도 채우지 못한 채 50 지천명의 새파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였으니 그날의 그 비통함과 안타까움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 뭉클하고 눈물나고 서럽고 한스럽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요즘처럼 70 고희를 훌쩍 넘어서야만 비로소 노인 대접을 겨우 받게 되는 세상이 되었으니 --
생전의 김상열과 노경식은 서로 호형호제 하는 사이로 연치로 봐서는 내가 3년 터울로 연상인 셈이다. 해서 만날 때마다 그는 날 ‘형님’이라고 부르며 언제나 따뜻하고 정다웠다. 비록 태생도 다르고 대학교는 달랐어도 연극예술의 한 우물 안에서 함께 숨쉬고 더불어 노력하고, 더구나 같은 길의 희곡작가 삶을 함께 살아왔으니 그 우정이 은근하고 남 다를 밖에. 그런 김상열 친구가 고희를 맞이하게 되었고, 올해로 탄생 70주년 기념공연 <등신과 머저리>를 마련하게 되었다니 감개무량하다. <등신과 머저리>는 30여 년 전 그의 젊은 시절 작품으로, 그해의 대한민국연극제(서울연극제) 특별상과 백상예술상 희곡상을 수상하는 등 성공작 중의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 1980년대의 어둡고 황량한 그 시대상황을 온몸으로 절규하고 패로디한 작품 -- 그 20세기가 흘러가고 21세기의 10년이 또 흘러갔어도, 언필칭 자유민주주의의 이념과 홍수 속에서 도덕적 해이와 가치관의 혼란, 경제적 불평등과 보편적 인권의 타락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을 뿐. 이런 혼돈과 야만의 시대일수록 우리들에겐 김상열 같은 참 예술인이 요청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내가 앞서 떠난 김상열 연극동지를 아쉬워하고, 더욱 더 그리는 소이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그동안에 “김상열연극사랑회”는 많은 업적을 쌓아왔고, 우리 한국연극계에 크나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선 <김상열희곡집>을 열세 권이나 묶어냈으며, ‘김상열연극상‘이 13회째, 연년이 새 연극인 양성을 위해서 ’김상열연극장학금‘까지 마련하고 있으니 참으로 장하고도 대단한 일이다. 이러한 큰일의 뒷바라지는 그의 부인 한보경 여사 모녀가 떠맡고있음은 우리가 모두 익히 알고 있는 일. 그들의 열정과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연극배우 한보경의 가족 친지와, 그를 물심 양면으로 돕고 있는 선후배 연극인들에게도 따뜻한 격려와 축하를 보내는 바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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