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작품
   수상 작품
   공연 작품
 짧은 글밭
   작품집
home < 작품 < 짧은글밭
 
노경식의 짧은 글 및 에세이입니다.
희곡집 2- '정읍사' : 타고난 ... 작가의 말 2
 
작가의 말- 2

타고난 게으름과 잘못의 부끄러움을 겸하여

2004년 봄에 ‘노경식희곡집’ 제1권 『달집』을 상재한 지 4년을 접고 5년째에 들어섰다. 처음엔 전5권의 다섯 책을 한꺼번에 용기있게 내놓을 요량으로 준비를 서둘렀는데 모든 일이 허사가 되었다. 이런 허사의 귀책사유는 전적으로 본인한테 있다. 내가 뭐- 신중하다거나 겸손해서가 아니고 나의 타고난 게으름과 차일피일 미루는 안이한 성정 때문이다. 도대체 출판사에서 보내 온 작품 교정쇄를 집안에 쌓아만 놓은 채, 먼지 속에서 3, 4년 동안을 허송세월하고 보내 버렸으니 어느 누구를 탓하랴! 참으로 송구스럽고 미안하고 부끄러운 일. 모든 것이 “내 탓이로소이다” 하고, 나를 아끼는 주위의 모든 분들에게 그 허물과 용서를 빈다.

그동안에 나의 연극생활에도 여러 가지 변화가 많았었다. 우선 첫번째로 남북간의 ‘서울평양연극제’(위원장)를 추진한답시고 중국의 베이징과 선양(瀋陽)과 연길 등지를 씨잘데없이(?) 쫓아다니기도 하고, 몇 번의 학술토론회를 개최하는 등등. 겸해서는 아름다운 금강산을 찾아가고, 단둥(丹東)의 푸른 압록강물을 바라보고, 두만강 하류의 ‘防川’과 ‘圖們大橋’, 적적하고 흰눈 덮힌 지척의 북녘 땅 회령 고을을 강 건너서 하염없이 바라보기도 하였으며, 혹은 민족의 성산 백두산 천지를 배관(拜觀)하고는 울컥한 심사에 속절없이 눈물까지 흘려야 했던 일. ----
둘째, 그동안에 난 3편의 신작을 발표할 수 있었다. <反民特委>(극단 미학 공연, 2005)와 <두 영웅 -四溟堂 일본에 들어가다>(국립극단 위촉작품, 2007), <圃隱 鄭夢周>(포항시립연극단 공연, 2008) 등. 그리고 생광스럽게도 제1회 ‘한국희곡문학상 대상’(한국희곡작가협회, 2005)과 ‘서울특별시문화상’(연극, 2006)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셋째는 노경식의 프랑스희곡집 『Un pays aussi lointain que le ciel』이 번역 출간된 일. <하늘만큼 먼나라> <서울 가는 길> <千年의 바람> 등 3편이 한 권에 묶여 나왔는데, <서울 가는 길>(Le Train pour Seoul)은 프랑스연극(극단 Tree of People, Shin Me-Ran 연출)으로 제작되어 대전의 전국연극제(2005) 및 2008년도의 거창국제연극제, 포항국제바다연극제, 마산국제연극제 등에 초청공연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넷째, 2006년 겨울 나는 평소에 소장하고 있던 장서 3천여 권을 내 고향 남원시청에다 기증하고 ‘下井堂文庫’를 명명하였는데, 이를 밑거름으로 해서 그 2년 후에는 새 “남원시립도서관”(2008)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끝으로, 그 사이에 우리 연극계의 큰어른이신 차범석 선생과 원로서예가 설봉 선생(白海天)께서 유명을 달리하셨다. 차 선생님은 불초 이 희곡집에 ‘머리말’을 지어 주셨고, 설봉 선생님은 ‘盧炅植戱曲集’의 한문자를 써주신 어르신들 아닌가! 나의 불민함을 탓하며, 두 어른의 명복을 빌어마지 않는다.
 
이전글  명동국립극장에 올려진 '달집'...
다음글  '때 좋다 벗님네야, 춘향제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