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경씨 母女에게 힘찬 박수... |
추모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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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의 글]
한 보경씨 母女에게 힘찬 박수를 --
우리 세대의 빼어난 극작가(겸 연출가) 김 상열이가 채 耳順의 나이도 못넘기고 아깝게 유명을 달리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언 10주기를 맞는다고 하니까, 가는 세월의 무상함과 화살 같은 시간의 빠름을 아니느낄 수 없다.
김 상열과 나의 인간관계는 한두 살 내가 연상인 탓에 자연스럽게 호형호제 하는 처지로서 살아왔었다. 어느 핸가 1980년 말 무렵 한국일보가 주는 ‘백상예술대상’에서, 나는 희곡상(<江 건너 너부실로>)으로, 김 상열은 TV극본상(<갈매기>)으로 함께 받은 적이 있었다. 그당시 신문사의 구히서 연극담당 기자님 앞에 불려나가(?) 인터뷰를 한자리에서 같이받은 기억이 까마득하다. 그때의 김 상열이가 ‘형님, 대포나 한잔 합시다! 나중에 제가 연락할게--’ 하고 헤어졌었는데, 그후로 그의 약속은 실현된 것 같지 않다. 허허, 김 상열은 워낙 바쁘게 움직이는 몸이었으니까. 노경식 난 그냥 작가로서만 활동할 뿐 별로 연극계에 도움되는 일도 없이 지내는 처지였으나, 김 상열이야말로 무소불위의 인생열정과 연극능력을 발휘한 예술가이다. 그는 작가로서, 연출가로서, 극단 신시를 만든 연극운동가로서, 또한 TV와 영화계까지 손을 뻗치며 한평생을 불꽃처럼 살아간 인간이다. 김 상열의 그런 폭 넓고 속 깊고 열정적 예술활동이 결국은 그의 건강을 해치고 그를 단명케 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지금도 아쉽고 안타깝고 아깝고 서글플 뿐이다. 조금만 더 오래오래 살아줬어도 좋으련만 ----
김 상열이 타계한 후 그의 사랑하는 아내 한 보경과, 그를 아끼는 많은 연극인 동지와 친지들은 한 인간의 상실과 죽음의 슬픔을 가눌 새 없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金相烈연극사랑회’를 만들고, 그의 연극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사업에 팔을 걷어부쳤다. 그리하여 그네들은 ‘김상열연극상’을 만들어 올해로 10회째를 맞이하고, 고인의 희곡작품과 유작을 정리하여 ‘김상열희곡집’을 11권째 발간하고, 또한 ‘김상열기념관’을 설립하는 한편, 지난 2005년부터는 ’김상열연극장학금‘까지 제정해서 연극후학들에게 학업의 밑거름이 되게끔 노력하고 있다. 실로 대단하고 엄청나며, 빛나는 연극사업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이 훌륭한 사업의 중심에 그의 아내 한 보경 여배우와 사랑하는 딸 아무개가 있음은 물론이다. 그 가족들은 크게 가진 것도 없고 넉넉한 살림살이도 못된다. 허나 오로지 김상열연극사랑과 우리나라의 연극예술 발전을 위해 피땀 흘려 애쓰고 있음을 생각할 때, 나는 찬사와 경외의 눈으로 바라보고 머리 숙여 깊이 감사하고 싶다.
이번에는 또 고인의 10주기를 맞아 국립극장과 손잡고, ‘김상열연극세계재조명‘ 시리즈의 여섯 번째 작품으로 역사극 <길>을 국립극장 무대(달오름)에 올릴 계획이라고 한다. 모쪼록 훌륭하고 멋진 공연으로 올해 2008년도의 수작이자, 연극계의 이정표가 되는 성공적인 작품이 되기를 바란다.
부디 20년, 30년 뒤 먼 훗날까지 ‘김상열연극사랑’이 길이 이어가기를 바라며, 사랑하는 한 보경씨 모녀에게도 행운과 영예와 보람이 함께하기를 고대하는 바이다.
연극인 김 상열씨의 명복을 또 한번 빌어마지 않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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