祝 이종국 배우의 華甲公演! |
축하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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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의 말]
祝 이종국 배우의 華甲公演!
노 경 식 (극작가)
대전의 연극인 이종국씨의 회갑공연을 거듭거듭 축하합니다.
나와 이종국씨와의 연극인연은 20여 년을 넘게 끈질기게 이어온 터이다. 대전의 살아있는 연극역사 竹軒 최문휘 선생과의 첫만남이 대략 1980년대 초반의 일. 익히 알다시피 최죽헌 선생은 대전충남연극의 불모의 薄土에 첫씨앗 뿌리고, 이를 가꾸고 키워서 현란하고 풍성한 오늘의 대전연극을 일궈낸 선각자요 골수 연극인 아닌가! 그 시절 죽헌 선생 휘하에는 수많은 젊은 연극 지망생들이 연극예술에의 열정과 향토애의 꿈을 안고 활동하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 괄목할 만한 인물이라면 단연 이종국과 임영주라는 생각이다. 임영주는 연출과 연기를 겸하는 편이었으나, 이종국은 오로지 연기자로서 배우 노릇에만 대가리(?) 처박고 황소처럼 묵묵히 열중하는 젊은 연극배우로서 기억하고 있다.
이종국씨는 우리들 앞에선 평시에 말수가 적어서 訥言에 가깝고, 다만 목소리도 조용조용하고 겸손한 편이며 무뚝뚝한 인상에 가벼운 미소와 웃음기를 잃치 않는 모습이다. 그런 의미에서 연극배우로선 결코 미남이 못되고, 차라리 듬직한 상머슴 타입이라고나 할까. 그러나 일단 무대 위에 올라서면 이종국은 깜짝 놀란만한 변신으로써 전체 무대를 압도하고, 연극에다 팔팔 뛰는 생선처럼 활력과 생명을 불어넣는 빼어난 재주를 가진 멋진 무대배우로 돌변한다. 돌이켜 보면 노경식과 대전연극과의 큰 인연은 대략 세 번쯤으로 요약된다. 첫 번은 제5회 전국연극제(전주, 1987)에 대전팀이 졸작 <井邑詞>(최문휘 기획/ 임영주 연출)를 가지고 참가한 때의 일이며, 또 한 번은 대전광역시의 위촉을 받아 대전 지역의 일제하 3.1독립만세 사건을 소재로 한 이벤트 연극 <인동장터의 함성>(한수정 주역, 1995)이 그 두 번째이고, 세 번은 1999년도의 ‘한밭문화제’ 때에 그당시 대전연극협회장 도완석씨의 위촉을 받고 新作을 쓴 <千年의 바람>(채윤일 연출)의 일. 때에 공연은 그다지 성공적인 편이 못되었으나, 나로선 그 희곡작품으로 그해의 ‘제7회 대산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아왔다. 그러니까 매공연 때마다 배우 이종국씨는 그 연극무대의 중심에서 늘상 활동해 왔었는데, 그는 <千年의 바람>에서도 역시 甄萱大王(주인공) 역을 맡아서 그 빛을 더하였다. 이와 같이 이종국은 언제나 대전연극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대전충남연극을 지금껏 살찌워 온 귀하디 귀한 연극인물이라고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하여 이종국씨는 훌륭한 연극배우로서 수차례에 걸친 전국연극제의 연기대상 수상 경력은 물론, 지금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위원과 전국연극인협의회 회장직을 수행하는 등, 전국적인 연극인으로서 그 위상과 직분을 다하고 있다. 연극배우 이종국을 모르면 지역 연극인이 아니다. 그런 그도 인제는 어느새 늙어서(?) 환갑의 나이를 맞이하고, 대전 충남지역의 친지와 후학 연극인들이 뜻을 모아서 <행복한 가족>의 허노인 역학을 맡아 기념공연을 갖는다고 하니, 그 즐겁고 기쁜 祝壽의 한잔 술을 아껴서 무엇하랴!
우리들의 연극배우 이종국씨의 무궁한 건승을 빌고, 앞날의 더욱 왕성한 연극활동을 기대하여 마지않는 바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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