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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식의 짧은 글 및 에세이입니다.
우리 시대의 '명배우 열전'을 ... 서평- <명배우 명무대>
 
김문환 저 『명배우 명무대』 연극과인간 2013

노경식 (극작가)

우리 시대 60년대 이후 훌륭한 연극평론가 김문환 교수가 색다르고 읽기 쉬운(?) ‘명배우 열전’을 소담하게 한 권의 책으로 묶어냈다. 김문환은 익히 알다시피 서울대문리대의 미학과 교수로 다년간 봉직하였고, 일찍이 독일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성공회대학교에서는 신학박사 학위(2005)를 수득하는 등 폭넓은 학문활동을 펼쳐온 학자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일본의 도쿄대학과 게이오대학 등에서 방문교수로서 활동하였고, 미국의 하버드, 예일, UC버클리 등 6개 대학에서 한국문화에 관한 순회강연을 행함으로써 한국문화의 세계화 알림에도 공헌한 바 있었다. 그리고 또한 한국미학회 회장, 한국공연예술가평론가협회 회장, 한국연극학회 회장, 한국문화정책개발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한국연극 및 문화예술 발전에 많은 기여와 공헌을 다하였다.

그동안 김 교수가 상재한 주요 저술들을 볼작시면 『연극미학담론』(2004) 『체험적 일본연극론』(2005) 『현대한국연극산책』(2009) 『미학자가 그려보는 인문도시』(2011) 등 비교적 딱딱하고 학술적이라면, 이번 ‘명배우 열전’은 가볍게 읽히고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들여다볼 수 있는 연극배우의 생생한 현재 모습들이라고 하겠다. 그렇다고 김 교수의 성격과 필력으로 봐서 잡담식의 마구잡이식 중언부언 알맹이 빠진 싱거운 만보(漫步)는 물론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도 역시 이번 글은 현대미학의 분석비평 3대요소인 기술과 해석 평가에서 벗어나 ‘비평의 범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고 밝히고 있을 뿐이다.
이 책의 내용은 저자가 2008년 말부터 2012년 초엽까지 교양잡지 『삶과 꿈』에 연재했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수록된 배우의 면면은 원로 명배우 백성희 장민호(<3월의 눈(雪)>로부터 젊은 소장파 배우 김소희(<경성스타>)와 김수현(<사랑이 온다>)까지 무려 37인에 이른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한국연극계의 ‘명배우 명무대’가 그렇게도 풍성하고 많다는 말씀인가! 물론 깜작 놀랠 일은 아니다. 책의 목차를 &#54995;어보면 미소를 머금고 머리를 조아리이고 수긍이 갈만하다. 이순재의 <동키호테>, 오현경의 <봄날>, 권성덕의 <우리 아버지의 미리내>, 강부자의 <친정엄마와 2박3일>, 김금지의 <화사첩>, 박정자의 <어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손숙의 <어머니>, 윤소정의 <에이미> 윤석화의 <신의 아그네스> 등등 그해 그 당시의 연극무대으로는 깊은 예술적 감동과 연극 보는 기쁨과 재미를 우리들 관객에게 한껏 안겨주고, 두고두고 오래 기억될 훌륭한 공연이 아니었던가! 그런 의미에서 김 교수의 배우선택과 작품평가는 그의 빼어난 형안과 올바른 판단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겠다.

내친 김에 ‘명배우 열전’의 면면을 여기에 소개하기로 한다. 신구의 <맹진사댁 경삭>, 이호재의 <아마데우스>, 전무송의 <용호상박>, 윤문식의 <이춘풍난봉가>, 김성녀의 <벽 속의 요정>, 김재건의 <너의 의미>, 윤주상의 <리타 길들이기>, 윤여성의 <나도 아내가 있다>, 손봉숙의 <한번만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상민의 <넌센스>, 이호성의 <출구와 입구>, 김갑수의 <칼맨>, 한명구의 <고도를 기다리며>, 안석환의 <웃음의 해학>, 김동수의 <완득이>, 남명렬의 <모래의 정거장>, 박지일의 <대학살의 신>, 서주희의 <보이체크>, 이남희의 <우어파우스트>, 김승욱의 <늘근 도둑이야기>, 이대연의 <광부화가들>, 강애심의 <연변엄마>, 길해연의 <돐날>, 이항나의 <아시안 스위트> 등등 --

그러고 보니까 ‘명배우 열전’의 훌륭하고 좋은 무대는 더욱 많았다는 생각이다. 저자도 ‘서문’에서 미리 밝혔듯이 중견배우 정동환과 서이숙 등의 중량급 무대가 언급되지 못한 점은 적잖이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다. 이런 배우들에 대한 서술은 반드시 훗날을 기약하기 바란다.
우리네 동시대의 명배우들을 서로 다정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한 책에 모아 상재하게 된 점은 그 사료적 가치로 봐서도 높이 평가할 만하고, 그런 의미에서 널리 독자 여러분의 일독(一讀)을 권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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