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보고 싶었던 글- [징게맹개 ... |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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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써보고 싶었던 글 ”
올해는 동학농민전쟁의 백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이다.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평등과 행복,민주주의와 평화 등등 여러 사상은 인류가 추구해야 할 보편적이고 구경적이며 영원한 가치이자 이념들이다. 일찌기 이를 위하여 반봉건과 반외세의 횃불을 높이 치켜든 시대의 큰 물결이 일어났으나 결국은 시련과 통한의 역사로 멈춰서고 말았다. 그러나 녹두장군 전봉준이 일으킨 기층서민의 전쟁은 나라 안팎의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안으로는 5백년 늙은 왕조의 생명을 재촉하고 백성의 깜깜한 눈을 뜨게 하였으며,밖으로는 일본제국주의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동아시아의 세력판도를 재편케 했으니말이다. 어쨌거나 역사는 시련과 좌절은 있어도 영원한 패배와 퇴영은 없는 것. 불과 1백년 전의 조상들의 정신과 사상을 오늘에 되살려낼 시점이 아닌가한다.
전봉준은 시대의 아픔이요,민족과 사회의 고통이었다. 그는 썩은 구습과 낡아빠진 관행과,몸뚱이에 맞지도 않은 규칙을 깨뜨리고자 몸부림쳤다. 그리하여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가 죽어간 것이다. 오늘날 우리가 치루어야 할 개혁과 변화 또한 그러한 아픔과 시대정신과 투혼에 맞닿아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가?
나는 틈틈이 “동학이야기”에 관한 자료들을 70년대부터 모은 바 있다. 어느날 기회가 닿으면 한번 劇化시켜 보리라. 그러다가 뜻밖에도 지난해 여름께에 서울예술단으로부터 작품 위촉을 받고 마음속으로는 반가웠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것도 빈말은 아닌 모양이다. 이종덕이사장님께 감사하며,내 나름대로 부족한 힘을 모우고 최선을 다했음을 말씀드린다. 나는 녹두장군을 정면으로 다루고 싶었다. 그를 시대배경으로 하는 대부분 虛構의 民草들의 이야기가 아닌 어떤 것을말이다. 그가 품고 있었던 시대정신과 역사의식,그리고 인간적 고뇌와 갈등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불과 5척 短軀의 보잘 것 없으며 촌구석의 명망도 없는 시골書堂 훈장님 주제에,어쩌면 그렇듯이 무엄하고도(?) 엄청난 일대사건을 저질러낼 수 있었을까? 그자가 무엇이길래? 무슨 운명과 정기를 타고나서 가시면류관을 쓰고 발버둥쳐야만 했을까? 호랑이를 그리려다가 개나 고양이만 그리고만 것은 아닌지------
특히 여기서 밝힐 것이 있다. 申東曄시인의 長詩 <금강>에서 詩句와 시적이미지를 원용할 수 있도록 저작권자 가족의 허락을 서울예술단이 받아준 일이다. 다시 없이 감사하고 뜻있는 일이며,무척 생광스럽다는 마음뿐이다.
끝으로 함께 참여하신 작곡자 최창권 선생님,연출자 김효경 교수,연기자 여러분과 스탭진,그리고 서울예술단 모든 분에게 두루 고마운 마음을 깊이 전한다.
하늘에 계신 동학농민군 영령들이시여,길이길이 명복을 비옵나이다!
“자막 원고” (장면 이야기) < 1 막 > 서 장 “어둠의 세월”---- 19세기가 저물어가는 무렵,조선왕조의 봉건체제는 쇠퇴하기 시작했다. 세도정치의 권력다툼과 조정의 무능과 부정부패,관리의 탐학과 수탈,양반토호들의 억압은 그 극에 달하고,계속되는 흉년으로 도탄속에 빠진 백성들은 변화와 개혁을 위하여 혁명적 선구자 녹두장군을 기다린다.
1 장 “일어서는 당산마을”---- 전라도 지방의 호남평야 “징게맹개 너른들”에 사는 동학접주 전봉준과 손화중 김개남 김덕명 등이 무장현의 당산마을에서 마침내 횃불을 들었다. 반봉건 반외세의 자주정신과 제세안민의 대의를 앞세워 “창의문“과 ”격문“을 온나라에 띄운다.
2 장 “동학농민군의 1차봉기”---- 갑오년 1894년 3월, 그들은 백산으로 진을 옮겨서 “호남창의소”를 설치하고 전봉준을 “동도대장”에 추대하며, 군제와 직제를 편성하고 관군에 대항하여 무장항쟁에 나선다.
3 장 “전주성 점령”---- 동학농민군은 “황토재 싸움”을 첫승리로 이끌고,정읍과 태인,부안 흥덕 고창 영광 법성포 함평 등을 차례로 점령하며,이어 장성의 “황룡촌전투” 승리 후에 호남의 요충지 전주성에 입성한다. 그들은 “전주화약”을 체결하고 농민군을 일단 해산시키며,신분질서 타파와 폐정개혁을 위하여 우리나라 최초의 민정기관인 “집강소” 통치를 실시한다.
< 2 막 > 4 장 “청국과 일본군의 개입”---- 힘 없고 세력다툼뿐인 조정에서는 청국에 구원병을 요청하며,일본도 자국군대를 일방적으로 진주시킴으로써,두 나라가 충돌 “청일전쟁“이 일어난다. 나라 안은 외세들의 전쟁놀이터가 된다.
5 장 “동학농민군의 2차봉기”---- 녹두장군 전봉준은 일본군과 싸우기 위해 “삼례 벌판”에서 재창의를 선언하고,동학농민군을 집결시킨다. 그러나 동학교주 해월선생과의 시국관과 견해 차이로 전봉준은 심한 내적갈등과 인간적 고뇌를 겪는다. 마침내 갑오년 9월 해월 최시형선생의 총동원령이 내리고------
6 장 “우금치의 대혈전”---- 동학농민군 수만명이 충청도 공주를 향하여 총진군한다. 충청도와 경상도 강원도 황해도 평안도 등 전국각에서도 농민군이 봉기한다. 공주 일원과 우금치에서의 피어린 대회전! ------
종 장 “새야새야 파랑새야”---- 동학농민군은 일본군과 관군의 신식무기와 우세한 전투력 앞에 무참히 패배한다. 녹두장군을 비롯한 손화중 김개남 김덕명 등 지도자들이 체포되고,수많은 백성과 농민군이 학살 처형 만행을 당하며 도륙된다. 아아, 국권의 수치요 민족의 욕됨이며, 역사의 암흑과 천추의 한이 아니랴!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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